제17대 고려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던 이기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시사1에서 교육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피력했다.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현재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류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직접 준비한 헌법 소책자를 나누어주며 헌법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가치라고 말하며, 여생을 헌법 연구에 바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가슴 속에 새겨야 할 사자성어는 무엇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고려대학교 제17대 총장이었을 때 캐치프레이즈가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든다)이었다. 21세기 기술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도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 또, 대학에서 사회 지도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는 정신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고려대 전 총장으로서 한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양성했다. 교육을 바라보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번 대학총장협회에서 ‘21세기 미래와 대학의 좌표’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교육이라는 것은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 혼자서 살아갈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즉,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교육은 대학입시학원으로 전락한 상태이다. 학교에서 혼자 살아가는 힘을 배양하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체화할 수 있도록 길을 해주어야 한다.
▲이 시대의 지성인을 배양, 육성하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 교육은 교육부 없애면 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교육부의 간섭이 없으면 대학은 살아난다. 헌법 제31조도 대학의 자율성을 말하고 있다. 대학 외의 교육기관도 자율성이 주어지고, 재정지원이 있다면 뜻있는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착실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늘 정력적이고 활기 넘치게 활동하고 있다. 그 에너지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하동 산골에서 경상남도 진주로 떠나서 공부를 했다.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나쁜 일에 대한 유혹도 많았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우리들도 자녀를 사랑으로 길러야 하고, 자녀도 부모님을 사랑으로 공경해야 한다.
▲현재 중국이 세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교육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한중 교육 교류에서 중시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처음으로 북경에 갔던 것은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기 이전인 1987년이었다. 당시에는 중국을 갔다 와도 비밀에 부쳐야 할 정도로 엄격했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책을 모두 불태워 북경대학 도서관에 법학 관련 책은 두 권밖에 없었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초에 다시 가본 북경대학에는 도서관 신축에 7층짜리 로스쿨을 세우고 있었다. 도서관에는 전 세계의 교과서가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그만큼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 학생들은 수업을 들을 때, 열의를 가지고 자리를 뜨지 않는다. 수업도 토론형식으로, 학생들 모두가 활발히 참여한다. 강의 이후에는 강의 평가도 이루어진다. 이런 교육이 중국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것 같다.
현재 북경대학은 고려대학교에 두 개 층을 사용하게 주었다. 여기에서 중국에 사는 한국인의 교육도 맡고 있다. 한중 교육 교류의 기본적인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교육의 발전을 위해 교육자로서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언어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고려대 총장 시절, 졸업 요건으로 영어는 필수에 제3외국어까지 요구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과 학생들은 3개 언어까지는 힘들어했다. 앞으로 전 세계 1일 생활권이 되는데 언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영어에 유럽권 언어 1개, 아시아권 언어 1개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까도 말했지만,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 대학입시만을 위한 교육으로 변질되었다. 학생들이 선생님이 가르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고 외우는 형식의 교육은 좋지 않다. 좌석 배치를 바꿔, 선생님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 앉아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한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요즘은 이해를 못하는 학생은 그저 엎드려 잔다던데, 그럴거라면 밖에서 체육을 하던가 산책을 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최근 학생들이 선생님이나 부모를 폭행하는 등, 도덕교육이 실종되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육의 시발점은 가정교육이다. 3살에 배웠던 것이 평생을 간다. 밥상에서 아이에게 하는 말, 대화, 언행 등이 교육이 되는 것이다. 저희 어머니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몰랐던 사람이지만, 저에게 ‘거짓말하지 마라’, ‘남에게 사기치지 마라’, ‘밥 한톨이라도 버리지마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지금의 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교육분야 외에도 중국의 경제 관련해서도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한중 학술문화교류협회가 있다. 신경숙 협회장이 나에게 명예회장 직을 맡아주기를 부탁해서 수락했다. 앞으로 그 단체를 통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생각이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고려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난 후에 헌법을 연구했다. 대한민국의 가치는 헌법의 가치와 같다. 헌법에 깃든 사상과 행동지침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가치를 제고하는데에 여생을 바칠 생각이다.